유튜브에 도는 '혈압약은 먹을 필요 없다'는 주장을 한 화자가 차례로 펼치고,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가 그 자리에서 바로 답하는 구성이다. 제약회사 로비설, 노년에는 혈압이 높아야 한다는 말, 약의 부작용, 소금물 요법, 손 움켜쥐기 운동까지 열 가지가 넘는 대목을 하나씩 짚는다.
이 영상이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은 주장 자체보다 근거가 어디서 왔는지다. 제약회사 로비설에는 제약회사 돈을 받지 않은 연구로, 혈압이 높아야 한다는 말에는 1930년대 교과서와 그 시절 환자들의 결말로, 사망 통계 이야기에는 연령을 보정한 그래프로 답한다. 마지막에 교수가 남긴 말이 태도를 요약한다.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거나 한두 가지 간단한 이유로 설명하는 쪽이 듣기에 편하지만, 진실은 조금 더 어려운 곳에 있다는 것이다.
영상은 한 화자가 '의료진이 말해 주지 않는 비밀'이라며 혈압약을 둘러싼 통념을 하나씩 꺼내고, 곧바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가 그 자리에서 답하는 방식으로 25분을 채운다. 첫 주장은 진료 현장에 대한 불신에서 출발한다. 혈압이 높아 병원에 가면 원인은 알아보려 하지도 않고 약부터 처방한다는 것이다. 교수는 이 지적의 절반은 받아들인다. 진료실에서 생활습관 이야기를 충분히 못 드리는 데 대해 고혈압을 보는 의사들 사이에 미안함과 반성이 있다고 말한다. 다만 약만 처방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덧붙인다.
혈압이 높은 근본적인 원인은 알아보려 하지도 않고 일단 약부터 처방해 줍니다.0:14 장면 보기 ↗
교수는 고혈압 진료 지침의 목차를 화면에 펼쳐 보인다. 치료 항목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은 약물 치료가 아니라 비약물 치료와 생활요법이고, 그래도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을 때 약을 쓰도록 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건강한 식사와 운동, 금연, 절주를 함께 지키면 그것만으로 혈압약 한 알에 해당하는 효과가 난다고 말한다. 그래서 실제 진료에서도 먼저 생활습관을 고쳐 보고 한 달 뒤나 석 달 뒤에 다시 보자고 한 다음, 그때도 높으면 약을 시작하는 것이 더 일반적인 경과라는 것이다. 단서도 붙인다. 생활요법은 꾸준히 유지하기가 쉽지 않고, 혈압이 상당히 높은 사람은 생활요법만으로는 충분히 떨어지지 않는다.
0:45 장면 보기 ↗화자는 고혈압 기준이 최근 10여 년 사이 엄격해져 약을 먹어야 하는 사람이 늘었고, 그 배경에 제약회사가 있다고 주장한다. 교수는 환자가 는 것 자체는 사실이라고 인정한다. 건강보험공단 통계로 보면 2002년부터 20년 동안 고혈압으로 치료받는 환자가 네 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원인을 로비로 돌리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 후원으로 나라별 혈압 조절 수준을 따진 연구에서 한국은 잘 조절하는 나라로 꼽혔다는 자료를 든다. 이어 고혈압 기준을 바꾼 상징적인 연구를 소개하는데, 이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의 후원으로 진행돼 제약회사 돈을 하나도 받지 않았다. 목표 혈압을 140으로 둘 때와 120 미만으로 둘 때를 비교했더니 심혈관 사건이 25% 줄었고, 이 결과를 계기로 미국과 유럽, 한국의 진료 지침이 모두 바뀌었다. 혈압약이 처음 개발되던 시절에는 제약회사 후원 연구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요즘 고혈압 분야의 대표 연구는 국가나 민간 기구의 지원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2:10 장면 보기 ↗나이가 들면 몸이 살기 위해 혈압을 올리는 것이니 억지로 낮추면 뇌로 피가 가지 않아 치매가 온다는 주장이 나온다. 교수는 그 생각이 1930년대 교과서의 것이라고 답한다. 당시 교과서에는 혈압을 낮출 방법이 마땅치 않아 그렇게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그 시절의 결말로 2차 대전 무렵 세계를 좌우하던 세 사람을 든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마지막 임기에 당선된 뒤 혈압 200인 상태로 몇 해를 살다 갑자기 쓰러졌고, 스탈린은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부검 결과 뇌출혈이었으며, 셋 중 가장 오래 산 처칠도 뇌경색을 반복하다 사망했다. 기린이 높은 혈압으로도 멀쩡하다는 예는 반대로 읽는다. 기린은 목이 길어 뇌의 혈압을 110으로 유지하려면 심장이 200이 넘는 압력으로 피를 짜내야 하고, 그 탓에 심장 안쪽이 보이지 않을 만큼 벽이 두껍다. 물을 마실 때 다리를 벌려 심장을 낮추고 잘 때도 서서 조는 것은 뇌출혈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고혈압 환자에게 가장 큰 위험은 혈압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5:17 장면 보기 ↗
화자는 180 이상이면 급한 불을 끄려고 잠깐 약을 쓸 수도 있지만, 160을 넘기 전까지는 혈관이 심각하게 손상된다는 명백한 근거가 없다고 말한다. 교수는 180이 넘으면 응급실에서 주사약을 써서라도 당장 낮춰야 하는 단계라고 선을 긋는다. 뇌출혈이 생겨 사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혈압이라는 것이다. 그 아래 구간에 대해서는 자신의 연구팀이 한 분석을 내놓는다. 건강보험공단 자료로 혈압약을 먹지 않은 한국인 29만 명을 살펴봤더니 혈압이 높아질수록 심혈관질환이 늘었고, 그 관계가 직선이 아니라 제곱이었다. 혈압이 올라갈 때마다 위험이 두 배, 네 배, 여덟 배로 뛴다는 뜻이다. 그래프에서 위험이 꺾여 올라가기 시작하는 지점은 115에 75였다. 정상 혈압을 120에 80이라고 부르는 근거가 여기에 있고, 정상 혈압에 아래쪽 한계는 따로 없다고 말한다.
8:52 장면 보기 ↗혈압약은 정상적인 생리 작용을 차단하는 독한 약이라 늘 정신이 멍하고 기운이 없어지니 한번 끊어 보라는 주장이 이어진다. 교수는 약을 시작할 때 불편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160이던 사람이 130~140으로 내려가면 머리와 근육으로 가는 혈액이 줄어 처음에는 낯설다. 다만 그 증상은 보통 일주일, 길어도 한 달 안에 사라지고, 적응한 뒤에는 오히려 편해졌다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혈압약은 개발된 지 50~70년 된 약들이고 부작용이 확인되는 대로 퇴출돼 왔기 때문에, 지금 남은 약은 부작용이 적거나 어떤 사람이 피해야 하는지가 잘 알려진 것들이라는 설명이다. 어지럼증이나 발기부전 같은 증상이 있을 수 있지만 대개 경미하고 일시적이다. 다만 재 본 혈압이 110이거나 두 자리로 내려간다면 약이 센 것이니 처방한 의사와 상의해 조절하라고 권한다. 약을 먹는데도 심장질환 사망자가 줄지 않았다는 주장에는 숫자를 든다. 미국은 1980년대를 정점으로 심혈관질환 사망이 줄었다. 한국에서 심장질환 사망이 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가장 큰 요인은 고령화라서, 연령을 보정해 지난 40년을 다시 보면 급격히 감소했다는 것이다.
10:13 장면 보기 ↗화자는 혈압이 오르는 근본 원인으로 스트레스와 영양실조를 든다. 교수는 스트레스가 혈압을 올리는 것은 맞지만 일시적이라고 답한다. 잠을 못 자거나 식사가 불규칙해져 체중이 느는 식으로 돌아 영향을 줄 수는 있어도 근본 원인은 아니며, 짜게 먹는 습관과 앉아만 지내는 생활이 더 나쁜 요인이라는 것이다. 식단이 중요하다는 데는 동의한다. 미국에서 참가자 450명에게 8주 동안 식사를 직접 보내 준 연구를 든다. 과일과 채소가 많은 식단, 거기에 유제품과 견과류까지 더한 식단을 먹은 쪽에서 수축기 혈압이 5.5, 이완기 혈압이 3 떨어졌다. 비타민 C는 3~4 정도 낮추는 데 그치고 그나마 오래가지 않으며, 칼륨과 마그네슘 같은 미량 원소를 식단으로 고루 먹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 소금물을 마시라는 조언은 정면으로 뒤집는다. 세계보건기구 권장량은 하루 나트륨 2,000밀리그램인데 한국인은 지난 20년간 많이 줄이고도 아직 3,000밀리그램이 넘는다. 라면 한 봉지에 2,100밀리그램, 짬뽕에는 4,000밀리그램이 들어 있다. 싱겁게 먹는 것만으로 수축기 혈압을 5, 이완기 혈압을 2.7 낮출 수 있고, 고혈압이 있는 사람에게 소금물은 독약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심혈관질환이나 만성 콩팥질환이 있는 사람이 힘들다고 수액을 맞는 것도 폐에 물이 차는 등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14:17 장면 보기 ↗마지막으로 혈압을 쑥 낮춰 준다는 운동법 두 가지가 나온다. 한 손에 들어오는 공을 1~2분 움켜쥐었다가 5초에 걸쳐 펴기, 종아리를 아래에서 위로 마사지하기다. 교수는 나쁘지 않지만 부족하다고 본다. 혈압에 도움이 되는 운동은 허벅지와 엉덩이, 어깨처럼 큰 근육을 쓰는 유산소 운동이라는 것이다. 걷기와 달리기, 자전거, 등산, 수영을 들고, 격렬한 운동이 어려운 어르신에게는 파크골프나 피클볼을 권한다. 강도와 횟수도 일러 준다. 한 번 시작하면 1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30분 이상, 가능하면 매일, 적어도 주 3~4회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끝난 뒤에도 24시간, 길게는 72시간까지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남는다. 그러면서도 체중 관리와 운동만으로 혈압을 충분히 조절하기는 어렵고, 그 노력을 6개월 이상 꾸준히 이어 가는 사람은 전체 환자 가운데 극히 일부라는 연구가 있다고 말한다. 생활습관 교정과 약을 함께 가져가는 쪽을 권하는 이유다.
22:16 장면 보기 ↗여기 적은 것은 영상에서 오간 주장과 반박을 정리한 내용이지, 의학적 사실을 따로 확인한 결과가 아니다. 스트레스와 비타민 C를 다루는 대목처럼 수치는 나오지만 출처가 말로만 언급된 곳도 있다. 영상은 2025년 8월에 올라왔고, 혈압 목표와 약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복용 여부와 용량은 진료받는 의사와 상의해 정할 일이다.